포르투 한 달 살기_공원...2


이전에 올린 공원은 단기 여행자도 갈만한 공원이었다. 접근성이 좋고 관광객 비중이 높으며 도심과 가깝지만, 면적이 좁고 휴식보다는 관광이나 볼거리에 비중이 있는 곳이었다. 이번에 소개할 공원은 그와 반대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오래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고 공원에서 여유로운 휴식이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굳이 단기 여행자가 간다면 반나절 만에 다녀올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장기 체류자라면 온전한 휴식이나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1. Jardins do Palácio de Cristal  Google map (https://bit.ly/2GG2ZvZ)

개장 시간 : 8시 ~ 21시 (4월~9월), 8시 ~ 19시 (10월~3월)

포르투 시내를 기준으로 서쪽에 위치한 공원이다. 상 벤투역에서 30~40분 정도 걸어가면 도착한다. 걷기 싫다면

1. 알리아도스 역 근처의 Pr.filipa de Lencastre 정류장 (https://bit.ly/2QVz5bO)에서 201, 208, 302, 501번 
2. 렐루서점 맞은 편의 Cordoaria 정류장 (https://bit.ly/2ESB4Xw)에서 507, 601번 

버스를 타서 Hosp. St. António 정류장 또는 Palácio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3~5 정류장 지나면 도착하니까 졸지 말고 가야 한다. 어떤 버스는 공항까지 가니까 심하게 졸았다가는 공항 구경 하고 올 수도 있다.

입구를 잘 찾아서 들어가면 공원인 것을 티 내듯 자그마한 정원이 보인다. 그 뒤편으로 둥그스름하게 밥사발 엎어놓은 듯한 건물이 보이는데, 듣기로는 체조경기장이라고 한다. 좀 더 공원을 보고 싶다면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공원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 http://www.cm-porto.pt/jardins-e-parques-urbanos/palacio-de-cristal_33>

이런 산책길이 이어져 있고 산책길 중심으로 좌, 우에 잔디밭이나 자그마한 연못이 있다.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산책하듯이 나와서 책을 읽는 사람도 있었고 근처에 도서관과 대학이 있어서인지 친구들과 수다 떠는 학생, 드문드문 그림 그리는 학생도 보였고 나무 기둥에 무슨 고무줄 같은 걸 묶고 그 위에서 운동하는 사람도 한두 명은 꼭 있었다. 


<공원 연못, 사진 출처 : 본인 촬영>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쭉 걷다 보면 공원 끝, 즉 남쪽은 도오루강과 접해있다. 맞붙어 있는 건 아니지만 공원이 약간 높은 지대에 있어서 전경을 내려다보기에 좋다. 아쉬운 점은 이 공원의 개장 시간이 늦어도 저녁 9시면 끝이라는 점이다. 공원 관리 홈페이지에 10월~3월까지는 저녁 7시가 문 닫는 시간이라고 하니 야경은 아주 살짝밖에 볼 수 없다. 


<공원에서 도오루강 방향, 사진 출처 : 본인 촬영>


2. Parque da Cidade do Porto  Google map (https://bit.ly/2Am5gqW)

개장 시간 : 7시 ~ 24시 (4월~9월), 7시 ~ 22시 (10월~3월)

제법 큰 규모의 공원으로, 주변에 연계하여 관광할 곳도 있는 괜찮은 공원이다. 위치를 보면 알겠지만, 바로 옆이 대서양이다. 바다를 보러 가는 기분으로 가서 잠깐 들려도 좋고, 반대로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바다에서 시원한 기분을 느끼고 오는 것도 가능하다. 잔디밭이나 작은 인공 호수도 있어서 산책, 운동, 피크닉 등 다양한 목적으로 방문할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공원이다. 

걸어가기에는 꽤 멀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시내와 거리가 있다 보니 버스 편이 많지는 않은데 가장 효율적인 노선은 500, 1M번 노선이고 나머지 노선은 약간 느리다. 

1. 상 벤투 기차역 맞은편의 Est.s.bento 정류장 (https://bit.ly/2RmdjgZ)에서 500번, 1M번
2. 볼량 시장 근처의 Bolhão 정류장 (https://bit.ly/2QZ92R5)에서 502번

볼량 시장 근처에서 200번을 타도 가기는 하지만 502번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시내를 관통해서 가느라 느리다. 뒤에 M이라고 붙은 노선은 심야 운행(자정~새벽 6시)만 하는 노선으로 알고 있는데 기억이 애매해서 잘 모르겠다. 어쨌든 500번 버스가 제일 낫다. 가끔 2층 버스가 투입이 되는데 일단 자리가 많다 보니 앉아 갈 수 있는 확률이 높고 2층에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또 500번 버스는 강변을 따라 달리는 만큼 경치도 좋다. 그래서 갈 때는 왼쪽에, 시내로 돌아올 때는 오른쪽에 앉으면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갈 수 있다. 물론 햇볕이 강한 날은 조심하는 게......

Castelo do Queijo 정류장에서 내리면 되는데 큰 로터리에 있는 정류장이니까 찾기는 쉽다. 내리자마자 바로 바다가 보일 텐데 근처에 자그마한 성도 하나 보일 것이다. 정류장 이름과 같은 Castelo do Queijo라는 성인데 딱히 볼 건 없다. 몇 년 전에는 입장료도 없었는데 지금은 0.5유로인가 받는다는 얘기가 있다. 
해변이나 성 위에서 본 대서양이 아쉬웠다면, Farolins da Barra do Douro에 들려보자. 500번 버스로 갈 수 있다. 대서양 방향으로 쭉 뻗은 약 500m 길이의 방파제인데 그 끝에 서면 오직 대서양만 보인다. 이 앞으로 몇천 km 동안 오로지 바다만 있는 걸 생각하면 꽤 복잡한 감정이 든다.

정류장 바로 뒤에 있는 건물이 수족관이다. 이름도 Sea life라서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 듯. 굳이 가보지 않아서 갈만한지는 모르겠다. 수족관과 도로 사이의 도보를 살짝만 걷다 보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데 그 계단을 내려가서 오른쪽으로 가면 공원이 나온다. 자그마한 인공 호수가 보이면 잘 찾아온 거다. 

<Parque da Cidade do Porto 공원의 인공 호수, 사진 출처 : 본인 촬영>

평일도 어느 정도 사람들이 보이지만 주말은 꽤 사람이 많다. 그래도 공원이 넓어서 북적인다는 느낌은 없다. 잔디밭이 있는 곳은 아이들과 놀러 나온 가족이나 친구들과 공놀이하는 학생들도 많이 보인다. 붙임성 좋거나 운동하고 싶은 사람은 같이 어울려도 재미있을듯 하다. 나는 산책하거나 가지고 간 책 읽고 멍때리기 정도만 했는데도 시간이 금방 갔다.

호수가 있어서인지 오리 패밀리가 있고 바다 근처라서 그런지 갈매기 패거리도 있다. 빵 쪼가리를 들고 먹이 주는 시늉하면 꽤 달려드는데, 갈매기가 역시 힘이 세다. 서로 싸우지는 않는데 위압감이랄까. 숫자로는 오리가 많다. 

<Parque da Cidade do Porto, 사진 출처 : 본인 촬영>

피크닉하면 떠오르는 클리셰가 있는데, 잔디밭에 천으로 된 돗자리를 깔고 라탄같은 걸로 만든 피크닉 바구니에 간식 등을 싸 와서 애완동물 (정확히는 골든 리트리버)과 같이 휴식을 즐기는 모습이다. 두 번째로 공원에 놀러 갔을 때 피크닉 바구니가 가방으로 바뀐 것 말고는 클리셰 그대로(견종도 골든 리트리버였다.) 쉬고 있는 커플을 봤는데 좀 부러웠다.

공원 근처에 식당이나 매점이 있긴 한데 좀 걸어야 해서 공원에 오기 직전에 먹고 오던가 아예 간식을 준비해서 오는 게 좋다. 특히 물은 잘 챙기자.

공원 중앙에 화장실이 있는데 역시 이런 곳은 유료다. 돈 내는 게 아까운 건 만국 공통인지 살짝 후미진 숲을 지나갈 때 특유의 암모니아 냄새가 가끔 났다.

자전거 탄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 혹시 자전거를 구할 수 있다면 딱 좋은 곳이다. 공원까지 올 때도 굳이 버스 탈 필요 없는 데다 시내에서 자전거로 오기 딱 좋은 거리이고, 공원에서도 탈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