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한 달 살기_4

3. 숙소 잡기


예산까지 대충 알아봤다면 거의 목적지는 정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여행 전에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확인해서 현지에서 불필요하게 시행착오를 겪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어디를 갈지, 맛집이 어디인지는 지금 단계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 정보는 현지에서도 차고 넘치는 시간 동안 검색하면 충분히 알 수 있고 회화가 된다면 현지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더 좋은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때문에 지금 시기에 알아봐야 하는 것은 미리 알아가면 좋은 정보, 첫날부터 첫째 주 내에 완료해야 하는 일, 예약 같은 일이다. 

예를 들자면 미리 알아가면 좋은 정보는 지역 축제, 대중교통 노선 및 정기권 같은 일이고 

첫째 주까지 완료해야 하는 일은 공항-숙소 이동 방법, USIM 구입 방법 같은 일이고 

예약은 말 그대로 숙소 예약, 스포츠 경기 또는 음악회 등의 예약, 주변 도시 당일치기 여행 시 기차 또는 버스 예약 같은 일이다.


항공권 예약은 말할 필요도 없이 가장 중요하지만 요즘은 좋은 가격 비교 사이트도 있으니 알아서 잘 구할 테지만... 다만 내가 다녀온 포르투갈은 인천공항에서 직항이 전혀 없다. 무조건 환승해야 해서 적당한 걸로 골랐다.



그다음은 숙소다. 

숙소는 위치가 중요한데 하루 이틀 머무르는 숙소라면 역시 번화가 근처가 최고다. 대개 관광지나 식당, 카페들이 밀집되어 있어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시내 중심부는 숙박 비용이 비싸고 한 달 비용으로 계산하면 예산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여기서 적당한 타협이 필요하다. 

가려는 도시마다 다르겠지만 포르투는 작은 도시다. 포르투의 중심가는 상 벤투(São Bento) 역을 중심으로 약 500m 내외다. 즉 상 벤투역을 쉽게 갈 수만 있다면 나머지는 걸어서 이동이 용이하다는 얘기다. 또한 포르투는 메트로가 십자형으로 크게 두 개 노선이 있다. 포르투를 동, 서로 관통하는 여러 노선들은 각 노선의 종점들이 다를 뿐 시내 중심지에서는 모두 같은 역을 통과하여 마치 한 개의 노선처럼 이용할 수 있다. (아래 노선도 참조)

그래서 생각보다 메트로가 빨리 오는 편이다. 바로 눈 앞에서 놓쳐도 몇 분안에 바로 다음 메트로가 온다. 그래서 중심지가 아니라 역 근처에 숙소가 있다면 몇 분 안에 중심가로 이동할 수 있어서 굳이 숙박비가 비싼 곳에 숙소를 잡지 않아도 된다. 


<Porto Metro 노선도 중 발췌. 출처 : https://www.metrodoporto.pt>

  

숙소는 크게 1. 집 전체 2. 쉐어링으로 구분 할 수 있다.

1. 집 전체는 말 그대로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집으로 볼 수 있다. 

2. 쉐어링 하우스는 모든 공간을 공유해서 쓰는 도미토리나 개인실은 혼자 쓰고 주방이나 화장실 등은 공유해서 쓰는 쉐어하우스 같은 형태가 있다.

한 달 동안 살아야 하는 만큼 나는 집 전체를 빌렸다. 다른 사람과 사용하는 게 전혀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외롭지 않아서 좋다면 2번도 괜찮다. 공동 사용하는 장소가 있는 만큼 숙박비가 확실히 저렴해진다.

물론 나는 집 전체를 빌리기로 했다.


숙소를 집 전체로 빌리기로 했다면 역시 또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

요즘 한창 뜨기도 하지만 말도 많은 Airbnb 같은 곳을 이용할 것인지, 조금 더 비싸더라도 호텔 등의 전통적인 숙박업소를 이용할 것인지, 아예 집주인과 계약(월세 같은) 하여 렌트할 것인지 방법은 많다. 

각자 나름의 장, 단점이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장, 단점은 아래와 같다.


1. Airbnb

장점 : 현지인과 가장 비슷하게 생활해 볼 수 있다. 대부분 주방이 있어서 요리해 먹을 수 있다. 세탁기도 있다면 세탁비용도 절약된다.

단점 : 사진만 잘 나왔을 수 있다. 호스트와 트러블이 있을 시 Airbnb의 대응이 별로라는 평이 있다. 각 호스트마다 구비한 물품이 달라 없는 비품(ex. 드라이기 등)은 미리 준비해 가야 한다. 


2. 호텔

장점 : 시설이 깨끗하다. 어메니티가 구비되어 있어 준비할 물품이 확실하다. 대부분 시내에 있으므로 이동이나 관광이 편하다.

단점 : 한 달 지내기에는 꽤 비싸다. 방 안에서 취사 불가. 세탁 서비스가 유료.


3. 월세

장점 : 생각보다 싸다. 보통 2주~한 달 계약이라 한 달 살기 하기 무난한 계약 시스템. Airbnb의 장점도 일부 갖췄다.

단점 : 한 달만 사는 단기 계약은 안 받아 주는 곳 있음. 엄연한 임대 계약이기 때문에 계약서 등을 작성해야 하며 따라서 현지어나 영어가 안 되면 어렵다. 비품 등이 없는 곳도 있다.(ex. 그릇 등)


비용 문제로 호텔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월세 중개하는 사이트를 알아보았다. 

우리나라도 부동산 중개하는 사이트가 있듯이 외국도 있다. 여러 업체가 있겠지만 내가 알아본 곳은 두 군데다. 

1. https://www.uniplaces.com 2. https://www.spotahome.com

보증금은 첫 월세 비용의 100%나 200% 정도 받으니 우리나라보다는 보증금이 적다.

월세가 500~700유로 정도 하는 곳으로 알아봤는데 안타깝게도 내가 여행하려는 기간에는 그런 집들이 이미 계약된 상태인 데다 한 달 단기 임대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라 계약 가능한 다른 집들은 생각보다 임대비용이 비쌌다. 

결국 숙소는 어쩔 수 없이 Airbnb 같은 곳에서 알아보게 됐다. 다음에 또 한 달 살기를 하게 되면 조금 어렵더라도 월세 계약하여 살아보고 싶다.


그동안 여행하면서 Airbnb는 7~8번 정도 이용해봤는데 한 달 동안 이용해 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왕 한 달 살기로 한 이상, 약간의 허세를 위해서 테라스나 작은 정원 같은 공간이 있는 곳 위주로 알아봤는데... 역시나 생각보다 비쌌다. 또한 내가 정한 몇 가지 기준이 있었는데 1. 주방 2. 세탁기 두 개는 필수로 있어야 했다. 식비 절약을 위해 주방은 당연히 필수였고 일주일에 한 번 몰아서 빨래를 한다고 해도 세탁+건조까지 하면 7-8유로는 나올 테니 세탁비만 적어도 30유로... 

이 세 개가 모두 있는 곳을 예산 내의 금액으로 찾으려다 보니 역시 역과 먼 곳이거나 생각보다 외곽으로 빠져야 했다. 그나마 마음에 드는 곳을 정하고 예약을 걸었는데 호스트가 거절. 거절 사유는 장기 예약은 이용 불가.

호스트에게 거절당한 경우는 처음이라 약간 멘붕에 빠졌었다. 다른 곳을 찾으려고 하니 그동안 시간이 지나서 예약할 수 있는 숙소도 많이 빠져서 조건에 맞는 저렴한 숙소는 대부분 예약불가 상태였다. 결국 테라스는 포기하고 Faria Guimarães역 가까운 곳에 우리나라 기준 풀옵션 원룸 같은 곳을 빌렸다.


본말전도 같은 얘기지만 여행 기간 동안 예상보다 생활비가 적게 지출되었는데 이 돈으로 약간 무리해서 정원이나 테라스 있는 곳으로 빌렸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집돌이 체질인 나는 저녁 이후에는 야경 보러 간 몇 번을 제외하면 항상 집에 머무르며 침대에 앉아 책을 봤는데 작은 정원이 있었다면 좀 더 느긋하고 편안한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Porto 숙소, 사진 출처 : 본인 촬영>


<Porto 숙소, 사진 출처 : 본인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