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부메의 여름

저자 교고쿠 나쓰히코  /  번역 김소연


이 책은 뭐랄까, 내 타입은 아니다.

사건의 진상을 이해하기 위해 초반의 지루한 얘기를 읽어야 하는 것도 그렇고 애매한 초능력(?)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차라리 그런 초능력이 없으면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이라면 납득하겠지만. 그래도 그 초반의 수면제 페이지만 지나가면 사건이 구체화되고 긴박해지면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1인칭 시점의 화자가 밀실에서 실종된 남편과 20개월째 임신해 있는 부인,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우연히 말려들어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엄밀히 요괴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런 종류의 스산함은 있다. 아쉽게도 요괴라는 것이 가지는 지역적, 문화적 특성 때문에 그렇게 와 닿지는 않았다. 반대로 두억시니나 이무기 같은 한국 요괴가 등장한 작품을 일본인이 읽는다면 비슷한 느낌일 것이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책이 출간된 건 1994년이지만 배경은 1952년이다. 그 당시에도 이중인격, 다중인격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졌을지 의문이 든다. 지금이야 이중인격(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소설에서는 다들 쉽게 납득하는 분위기다. 반대로 생각한다면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장애인데도 꿰뚫어 보는 것이 대단한 게 되겠지만.

두꺼운 책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확실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책에 나오는 여러 가지 단서를 회수하는 것도 괜찮았고 또 시리즈라는 게 눈에 띄었다. 

어른들의 사정이란 이유로 모든 책이 번역 출판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책만 해도 몇 권은 된다. 


우리나라 최초 출판일 기준

- 우부메의 여름(1994) 

- 망량의 상자(1995) 

- 광골의 꿈(1995) 

- 철서의 우리(1996) 

- 무당거미의 이치(1996) 

- 도불의 연회_연회의 준비(1998) 

- 도불의 연회_연회의 시말(1998)